본문 바로가기

좋아하는 시모음

모란이 피기까지는/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하게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좋아하는 시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치환, 깃발&바위  (0) 2016.08.07
와사등 / 김광균  (0) 2016.08.07
장정일의 재미있는 연작시 두편  (0) 2016.08.07
그리운 것들은 산 뒤에 있다/김용택  (0) 2016.08.07
뼈아픈 후회 / 황지우  (0) 2016.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