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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날의 기억

1985년 베이루트, 서울

아직도 베이루트의 거리에는 넝쿨장미가 피고 있을까.

 

철거민들의 천막에선 잡혀간 아빠를 기다리는

계집아이의 기도소리가 조그맣게 흘러나오고

 

'우리는 고향으로 돌아갈 것이다.' 울부짖는

팔레스타인 난민선 주위를

떠다니던 지중해의 갈매기떼는

철거민들의 가난한 꿈속으로 떠밀려와서

어느 아파트 옥상 위에 집을 짓는가.

 

황해의 눈발을 휘몰아오며

북서풍은 밤새 천막 위에 울고

얼어붙은 하늘이 와르르 와르르 내려 앉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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