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대중음악 (11) 썸네일형 리스트형 인류의 기원에 관한 어두운 판타지 [프로메테우스] 우리의 행성 지구에서 생명이 탄생한 기원에 대한 연구는 여전히 진행 중에 있고, 우주 어딘가에 또다른 지적생명체가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는 긍정론과 회의론이 교차하지만, 일단의 천문학자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외계생명체 탐색작업을 실행하고 있다. 복잡한 이론은 차치하고, 이 드넓은 우주에 우리 인류만 존재한다면 너무 외롭지 않은가? ‘리들리 스콧’의 [프로메테우스]는 불편한 영화다. 인류의 기원을 이토록 참혹하게 그리다니... 민담의 화려한 부활 [전우치] ‘전우치전’을 처음 접한 것은 초등 3학년 때 였던 걸로 기억된다. 당시에는 신동우 화백의 만화 ‘풍운아 홍길동’이 영화로 만들어질 정도로 공전의 히트를 하던 때였으니, 아마 홍길동전의 아류 쯤으로 기획된 것일 게다. 도술을 소재로 하는 고전소설은 몇편이 있는데, 각각 조금씩 결이 다르다. ‘홍길동전’은 신분질서의 철폐와 이상사회건설이라는 허균의 원대한 포부를 담고 있고, ‘박씨부인전’이 병자호란의 병화로 피폐해진 민중의 아픔을 달래고 있다면, ‘전우치전’은 민담 고유의 소소한 재미로 가득하다. 환술을 시전하여 백성의 고통을 외면하는 임금을 골려주기도 하고, 백성들을 구휼하는가하면, 개인적인 악취미로 과부를 보쌈 하는데 도술을 쓰기도 한다. 여러 이본이 있어 내용과 결말이 다양한데, 화담선생과의 도술대결.. 촛불혁명을 연상케 하는 영화 [브이 포 벤데타] 이 영화는 1980년대 초 영국의 만화잡지에 연재되었던 동명의 그래픽 노블(주1)을 2005년에 영화화한 작품이다. 원작은 1980년대 ‘대처리즘’으로 상징되는 당시 영국사회의 보수화에 대한 저항의 표현으로 읽을 수도 있겠다. 영화는 가까운 미래에 디스토피아 사회가 된 영국의 런던을 배경으로, 전체주의 정부에 외롭게 저항하는 정체불명의 사나이 ‘브이’를 따라 진행된다. 2034년, 영국은 극우 정권이 지배하는 전체주의 국가가 되어있다. 테러리즘의 공포를 조작하고 이를 빌미로 집권한 극우정권이 시민의 자유를 극도로 통제하는 사회가 된 것. 그러나 시민들은 이 강제된 질서 속에서 평온하게 살고 있다. 이 가장된 평온을 뒤흔드는 한 사나이가 등장한다. 스스로를 브이라 칭하는 이 사내는 기묘한 가면(가이 포크스.. 잔혹한 세계 [킬 빌] 아주 오래 전, [저수지의 개들]과 [펄프 픽션]을 봤을 때만 해도 ‘쿠엔틴 타란티노’의 이상하고 낯선 영화들은 신선한 자극이었다. 기왕의 헐리우드 폭력영화의 문법에 익숙한 나를 포함한 관객들에게 이런 식의 폭력영화는 낯설기 그지없는 것이었으니. 이어 나온 [황혼에서 새벽까지]에서 쿠엔틴은 그의 컬트적 취향을 유감없이 쏟아 내는데, 사실 이런 골 때리는 영화를 처음 보는 관객이라면 관람 도중에 구역질이 나서 극장 밖으로 뛰쳐나갔을 지도 모른다. 쿠엔틴이 대중적으로 명성을 얻게 된 영화가 2003년과 그 이듬해에 Vo.1,2로 나누어 개봉한 [킬 빌 (Kill Bill)]이다. 그의 컬트적 취향과 오락영화의 요소들을 잘 버무려 독특하지만 대중적인 영화를 세상에 내놓은 것이다. 쿠엔틴의 영화들에는 늘 선혈이.. 유쾌한 판타지의 세계 [빅 피쉬] 나는 판타지 영화를 좋아한다. 예외가 있다면 ‘팀 버튼’의 영화들 일 것이다. 그의 판타지 세계는 기발하지만, 음울하다.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성공한 영화 [배트맨]을 보면 그의 독특한 판타지 세계가 잘 드러난다. 음산하고 황량한 도시 고담시, 극단적으로 그로테스크하게 설정된 악당 캐릭터, 심지어 [배트맨] 조차 고독하고 폐쇄적인 복잡한 내면을 가진 사나이로 묘사된다. 그런 독특함 때문에 호불호가 극단적으로 갈리는 것이 '팀버튼'의 영화이다. [빅 피쉬 (2003년 개봉)]는 그의 영화들 중에서 거의 유일하게 유쾌하고 따뜻한 영화일 것이다. 이야기는 이렇다. 평생 입만 열면 은하계 최강수준의 ‘뻥’을 치는 허풍쟁이 아버지 에드워드를 아들 윌은 몹시 못마땅해 한다. 그런 아버지의 병환이 깊다.. 영화, 그리운 시절을 추억하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들은 유년기와 젊은 시절의 기억을 반추합니다. 그 시절은 따스하고 안온하며, 슬프고, 아름답고, 그립습니다. 우리 모두는 자신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살고 있나 봅니다. 영화산업은 이 지점을 절묘하게 파고듭니다. 2000년대 초반, 70~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일련의 영화가 등장하는데요. 효시는 [초록물고기]와 [박하사탕]이 아닐까 싶습니다. 2001년 [친구]가 천만관객 대박을 터뜨리고, 이어 [살인의 추억]이 등장하지요. 영화 전반에 80년대의 일상을 녹여내는데, 압권은 ‘송강호’가 짜장면(역시 자장면 보다는 짜장면...)을 먹으며 ‘수사반장’에 몰입하는 장면. [말죽거리잔혹사]는 영화 전체가 7말8초 고딩 들에 대한 헌정으로 가득 차 있죠. ‘권상우’가 쌍절곤을 휘두르는 장면이 압.. 이소룡에서 견자단까지 이소룡에서 견자단까지 내가 처음 극장에서 영화를 본 것은 1973년, 초등 3학년 때였다. 어느 여름 밤, 옆 동네 사촌형님들을 따라 십리 길을 걸어 읍내 극장에 갔었다. 그때 세상에 나와 처음 본 영화가 ‘흑연비수’, 홍콩 무협영화였다. 무협영화와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된다. 이런 특별한 행운은 더 이상 찾아오지 않았고, 시골에서 영화를 보는 기회는 마을 공회당 앞에서 일년에 한번 상영하는 반공영화가 전부였다. 다행히, 4학년 무렵부터는 집에 TV가 생기긴 했지만. (이런 연유로 70년대 초반의 검객영화들과 왕우에 대해서는 그다지 할 말이 없다.) 다시 영화를 접하게 된 건, 1978년 중학교 2학년 때 청주에서 하숙을 하면서 부터였다. 당시 학생들에게 극장출입이 허용되는 날은 학교에서 단체관람을 하는 .. 영화, 나의 취향 어린 시절, 쥘 베른의 ‘해저 이만리’를 무척 좋아했다. 학교에 비치된 어린이 과학잡지를 통해 우주왕복선이 실현되기 훨씬 전에 ‘스페이스 셔틀’과 액체질소에 대해 알았고, 장래 희망이 과학자였다. 고등학생이 돼서 내가 그쪽 머리는 아닌 걸 깨달았지만. (인셉션) 그래서인지 나는 SF(공상과학이 아니라 과학소설로 번역함이 옳다.)와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를 무척 좋아한다. 근래 이 장르 최고의 영화는 ‘인셉션’. SF 블록버스터는 최근 한해에 한편씩 이어지고 있다. ‘그래비티’, ‘인터 스텔라’, ‘마션’까지. 그래서 좋다. 스페이스 오페라로는 중학생 시절부터 보기 시작한 ‘스타워즈’ 시리즈를 빼놓지 않고 본다. 조지 루카스는 이 세계관 하나로 40년을 우려먹고 있다. 그 장르의 믿고 보는 감독은 '크리스토..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