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각창고

(14)
[다시, 명리(命理)를 사유한다.] 삶은 선택의 과정이다. 우리는 인생에서 크고 작은 수많은 선택을 한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많은 선택과 결정을 한다. 심지어 무위도식하는 백수라 할지라도 하루 동안 꽤 많은 일들을 결정해야 할 것이다. 아침을 먹을지 말지, 먹는다면 무얼 먹을지, 세수를 할지 말지, 어떤 옷을 입을지, 어디를 갈지 말지... 삶의 방향을 결정짓는 순간들이 있다. 어떤 판단기준에 따르는가? 판단기준이 있기는 한가? 자신의 결정에 만족하는가, 후회하는가? 어느 날 초라하게 시들어 가는 내 삶을 돌아보았다. 지나온 50여년, 삶의 궤적을 돌아보니 중요한 선택의 순간마다 후회스러운 선택을 너무나 많이 했다는 걸 깨달았다. ‘그때 왜 그런 바보 같은 선택을 했을까?’ 자문해 본다. ‘주어진 운명이란 게 있는 걸까?’ 의심해 본다..
촛불혁명은 의식혁명이다. 촛불혁명은 의식혁명이다. 2017년 3월 26일 2017년 3월 11일 20차 촛불집회까지 넉 달이 넘게 매주 토요일 마다 연인원 1,600만명이 광화문광장을 촛불로 뒤덮었다. 집회는 평화로웠고, 질서가 있었으며, 품격이 있었다. (뭐, 지난 시절 전투적인 집회와 시위에 익숙한 86세대들에게는 좀 심심하기도 했지만...) 이 평화로운 촛불의 힘으로 마침내 박근혜를 대통령 직에서 파면했다. 촛불혁명이 이제 막 클라이맥스를 지나 대미를 향해 가고 있는 것이다. 눈높이를 조금 낮추어 보면, 탄핵의 사유가 대단치 않다. 국정을 일개 양아치와 논의했고, 그 양아치에게 무분별한 특혜를 주었다는 게 핵심이다. 무고한 시민과 정적을 살해했다거나, 불법으로 체포하고 고문을 자행했다거나, 직접 대놓고 뇌물을 수수했다거나 ..
대안언론, 팟캐스트의 세계 대안언론, 팟캐스트의 세계 대략 아시겠지만, 혹시나 하는 노파심에서 팟캐스트가 뭔지 부터 간단하게 짚고 갑니다. 팟캐스트는 iPod과 Broadcast의 합성어, 컴퓨터에 탑재된 ‘아이튠즈’와 같은 음성녹음 프로그램을 응용해서 오디오 파일을 만들어 플랫폼에 업로드하는 라디오방송의 일종입니다. 누구라도 컴퓨터와 마이크 만 있으면 제작과 업로드가 가능합니다. 인터넷방송이 비디오 송출을 위주로 하는 실시간 방송이고 상업적으로 진화했다면, 팻캐스트는 오디오 중심의 개인방송이 중심입니다. 대안 인터넷방송으로는 한겨레신문에서 제작하는 ‘한겨레TV'와 캠코더 한 대만 들고 시위현장과 사회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는 ‘미디어 몽구’ 등이 대안언론의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2012년 대선 이후 서영석, 김용민 등을 중심으로 ..
유교문화의 빛과 그림자 유교문화의 빛과 그림자 2016년 7월 10일 나는 한국의 경제성장, 나아가 한국인의 역동성과 민주화의 근원을 유교문화의 영향으로 보는 시각에 동의한다. 하나를 더 보태자면, 사계절이 분명한 기후 환경. 박정희의 위대한 영도력과 1세대 재벌 창업주들의 뛰어난 안목이 결정적인 요소인양 숭앙하는 해괴한 시대를 살고 있지만 말이다. 기후의 영향에 대해서 먼저 말하자면, 동남아 여행을 가서 드는 첫 번째 느낌은 ‘사람들이 참 유순하고 느리다.’라는 것, 좀 더 곱씹어 생각해보면 ‘이 날씨에 우리처럼 무지막지하게 일하다가는 금세 지쳐 죽겠다’는 것, 우리나라처럼 혹독한 겨울이 없으니, 아등바등 하지 않아도 살만 하겠다는 것이다. 환경의 차이를 무시하고 우리의 잣대로 그들을 게으른 사람들이라고 폄하할 수는 없을 것..
나와 유신교육 3 (고딩편) 1980년 봄, 청석고등학교에 진학했다. 그 해 봄, 광주에서 5.18 민주항쟁이 일어났다. 청주사대(현 서원대) 학생들이 학내문제로 데모를 하긴 했으나, 보도가 통제되니 청주는 평온했다. 인하대 다니는 하숙집 둘째 아들이 학교가 쉰다며 집에 내려와 있었지만, 무슨 영문인지 몰랐다. 다만, 광주의 소식을 물타기 하려는 의도가 분명한 터무니없는 루머가 나돌았으니, ‘어떤 놈이 형수와 놀아나다가 둘이 몸이 붙어서 남궁외과병원에 실려 갔다더라’ 식의 정보기관에 의해 유포되었을 것으로 생각되는 소문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정도. 장교 출신인 윤리 교사는 수업시간에 ‘황강에서 북악까지’ 라는 제목의 전두환 장군의 위대한 스토리를 소개했다. 한문 담당은 남녀가 어깨동무를 하고 데모를 하는 건 상스러운 짓이며,..
나와 유신교육 2 (중딩편) 중학생 시절, 유신교육의 하이라이트는 박근혜와 관계됩니다. (마지막 부분 필독!) 행복은 초등학교 졸업과 함께 끝났다. 중학교 진학은 지옥문을 들어서는 거였다. 중학교 교사들은 모든 것을 매질로 해결했다. 수업자세, 숙제와 시험성적, 수업준비물, 청소, 두발과 복장, 통학용 자전거 점검까지 말로 하는 게 하나도 없이 두들겨 패고 보자는 식이었다. 고등학생 정도 되면, 교사의 매질에 저항하거나 심하면 맞장을 뜨는 경우도 왕왕 있었으니 매질이 덜 했지만, 중학생은 적당한 맷집에 교사에게 반항할 정도도 아니었으니, 마음껏 두들겨 팬 것 같다. 게다가, 주먹 좀 쓰는 3학년 학생들에게 ‘선도부’라는 완장을 채워 규율지도를 맡겼다. 지금 생각해도 치가 떨리는 교사는 네 명, 하나는 1학년 때 미술, 준비물 검사해..
나와 유신교육 1 (초딩편) 나의 학교생활은 71년 군사정권 하에서 시작하여 87년 5공화국의 종말과 더불어 끝난다. 17년 동안 군사정권의 전체주의 교육과 군(방위)생활을 거치며 뼛속 깊이 세뇌 당했으나, 다행히 대학시절 좋은 동지들을 만나 내 영혼을 구할 수 있었다. 다만, 문득 문득 그 잔재가 튀어나오는 건 어쩔 수 없긴 하다. 1. 전체주의 훈육은 교사의 매질로부터 1학년 때, 담임은 술 좋아하고 성질머리가 개떡 같아 그 조그만 아이들을 개 패듯 하던 박** 선생. 특히, 방앗간 벨트(피대)를 잘라서 만든 슬리퍼를 벗어서 아이들을 마구잡이로 때렸던 공포의 존재였다. 이런 매질이 당연한 훈육으로 인정되던 시기여서 교장도 학부모도 여간해선 제재를 가하거나, 항의를 하는 법이 없었다. 국민학교 교사들은 교실에서 분실물 사고가 발생..
광해군의 두 얼굴 광해군의 두 얼굴 2016년 7월 12일 며칠 전 케이블 TV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무려 1962년에 제작된 ‘인목대비’라는 영화를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내용과 시각에 대한 설명은 출연진으로 간단히 정리가 되더군요. 광해군 역에 ‘허장강’, 능양군(인조) 역에 ‘신영균’, 인목대비 역에 ‘조미령’, 이 정도면 내용은 설명이 필요 없을 듯. 몇 년 전에 이병헌이 광해군 역으로 열연한 영화, 왕이 된 남자 광해의 인기에 편승하여 대중매체는 물론 학계에서도 광해군 시대에 대한 재조명이 이루어지고 있고, 고등학교 역사 교사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재조명이 필요한 역사인물 1위로 광해군이 선정되었다고도 합니다. 조선시대 내내 폭군으로 평가되었던 광해군을 최초로 재평가한 인물이 일제 강점기 만선사관의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