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언론, 팟캐스트의 세계
대략 아시겠지만, 혹시나 하는 노파심에서 팟캐스트가 뭔지 부터 간단하게 짚고 갑니다. 팟캐스트는 iPod과 Broadcast의 합성어, 컴퓨터에 탑재된 ‘아이튠즈’와 같은 음성녹음 프로그램을 응용해서 오디오 파일을 만들어 플랫폼에 업로드하는 라디오방송의 일종입니다. 누구라도 컴퓨터와 마이크 만 있으면 제작과 업로드가 가능합니다.
인터넷방송이 비디오 송출을 위주로 하는 실시간 방송이고 상업적으로 진화했다면, 팻캐스트는 오디오 중심의 개인방송이 중심입니다.
대안 인터넷방송으로는 한겨레신문에서 제작하는 ‘한겨레TV'와 캠코더 한 대만 들고 시위현장과 사회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는 ‘미디어 몽구’ 등이 대안언론의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2012년 대선 이후 서영석, 김용민 등을 중심으로 ‘국민TV'가 설립되었는데, 노종면 위원장 영입실패 등 최근 이런 저런 내홍을 겪고 있는 모양입니다.
팟캐스트는 90년대 후반에 미국에서 태동하여 2천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몇몇 알파 블로거들에 의해 발전해 왔는데, 2005년 ‘애플’이 보다 간편한 소프트웨어와 튜토리얼을 제공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우리나라에 팟캐스트의 열풍을 몰고 온 것은 2011년 ‘나는 꼼수다(나꼼수)’입니다. 진행자는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과 민주당 전직의원 정봉주, 시사인 기자 주진우. 이 셋은 한겨레 TV 프로그램에서 인연이 되어, 의기투합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MB정권에 대한 통렬한 비판과 독설, 박근혜 후보에 대한 위태위태한 공격까지 거침없는 수다로 젊은 층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아 1회 방송 다운로드 수가 100만 건을 넘는 대단한 방송이었지요. 대선에 대한 영향력과 결과, 과도한 음모론적 접근 등을 두고 이런 저런 비판의 시각도 있긴 하지만, 젊은 층에게 정치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한 것만으로도 한국정치발전에 기여했다고 봅니다.
이후 다양한 팟캐스트들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지요. 현행 방송법의 규제가 미치지 않는 틈을 비집고 정치관련 팟캐스트들이 중심이 되어 있고, 책과 영화, 전문지식 등을 방송하는 수많은 방송들이 있습니다. 일부이긴 하지만, 인기 팟캐스트의 광고 단가는 어지간한 라디오방송보다 높다고 하고 광고주들이 밀려 있다고하니, 그 인기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저는 주로 ‘팟빵’ 앱을 이용해서 방송을 다운로드 받습니다. 아무래도 정치관련 방송에 우선 눈길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데, 간략하게 소개해 보지요. (일부는 종방 했지만, 다운로드와 스트리밍은 언제든 가능 합니다)
[시사, 정치 분야]
‘노유진의 정치카페’ : 정의당 노회찬/유시민/진중권 3인방이 진행하던 팟캐스트, 내용은 출연진 이름으로 대신 합니다. 총선 이후 시즌1 끝나고 지금은 출연진 바뀌어 시즌2 방송 중.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라디오 아침방송인데, 시각이 좋습니다. 특히, 인터뷰는 손석희 사장 급입니다.
‘김어준의 파파이스’ : 김어준 특유의 공격적인 유머와 패널들의 입담이 재미있습니다. 더러 음모론으로 새기도 하지만.
‘그것은 알기 싫다’ : 딴지일보에서 독립한 팟캐스트. 독특한 소재를 다룹니다.
[역사, 독서, 지식 분야]
‘박시백의 조선왕족실록’ : 박시백 화백의 만화 ‘조선왕조실록’을 텍스트로 하는 역사 지식 방송. 박시백 화백은 대학시절 고대 학보에 만화를 그리다 직업적 만화가가 되었다고 하네요.
‘차이나는 도올’ : 얼마 전 TV에서 방송했던 프로그램. 오디오/비디오 다운로드 가능.
‘신영복의 담론’ : 신영복 선생의 생전 마지막 강의를 모아 놓았습니다.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젊은 진행자 넷이 만드는 방송. 다양한 소재가 저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여자 패널이 좀 어눌한 거 빼고 좋습니다.
‘이동진의 빨간 책방’ : 영화평론가 이동진이 진행하는 책 이야기. 이동진의 독서량과 인문학적 소양이 놀랍습니다.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 : 책에 관한 개인 팟캐스트의 효시. 이후의 책 관련 팟캐스트들에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차분한 목소리와 담백한 내용이 좋습니다. 작년 중반까지는 매월 한번씩 올리더니, 요즘은 바쁜지 업로드가 드문 드문 있습니다.
[그 외 가끔 듣는 방송]
‘이이제이’ : 근현대사의 인물과 시사문제를 다루는 좋은 방송입니다. 팬층이 두텁고, 인기가 높습니다.
'벙커1 특강' : 딴지일보의 대학로 카페, 벙커1에서 하는 특강 일부를 올려 놓는데, 거리의 철학자 강신주, 타로 상담사 연희동 한선생, 딴지일보 군사전무가 팬더 등의 강의가 재미있습니다. 요즘은 관심 주제가 안 올라와서 잘 안 듣습니다.
‘새가 날아든다 (새날들)’ : 열정과 시각이 좋습니다. 내용에 관계없이 의사인 여자 패널의 목소리 톤과 공격적인 어투가 거슬려서 자주 안 듣습니다. (제가 주로 잠들기 전에 듣거든요.)
‘장윤선의 팟짱’ : 내용은 좋은데, 너무 방송분량이 짧아서 잘 안 듣게 됩니다. (잠들기 전에 방송이 끝나면, 잠이 들려다 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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