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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대중음악

나이 마흔에 브리티시 록에 매료되다.

2016년 6월 18일

 

대부분의 우리세대와 마찬가지로 십대 시절에는 비틀즈와 사이먼 앤 가펑클을 좋아했지요. 스무살 무렵에는 디스코텍이라는 곳과 당시 전성기를 구가하던 마이클잭슨, 퀸 등의 서양 대중음악을 의식적으로 멀리했었습니다. 암울한 시대를 외면하고, 제국주의자들의 음악이나 듣는다는 건 역사에 대한 죄악이라는 엄숙한 시대정신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던 시절이었으니까요.

 

그러던 사람이 나이 마흔이 넘어 우연히 직장 후배가 들려준 몇 곡의 음악에 이끌려 록 음악의 세계에 발을 딛게 됩니다. 록 음악에도 여러 씬이 있는데, 제 귀를 사로잡은 것은 브리티시 록과 얼터너티브 록이었지요. 오늘은 핑크플로이드, 레드 제플린, 너바나, 라디오헤드, 콜드 플레이의 곡들을 소개합니다.

 

[핑크 플로이드 (Pink Floyd)]

60년대 중반, 제가 태어날 때 쯤 등장해서 아직까지 활동하는 무척 오래된 밴드입니다. 록 음악에 신디사이저를 도입하여 몽환적인 사운드와 클래식한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밴드입니다. 하여, 프로그레시브 록 또는 아트 록이라는 장르로 분류 하지요.

 

우리 귀에 익숙한 곡으로는 이소룡의 대표작 정무문에서 마지막에 이소룡이 결전을 치르러 가는 장면에서 사운드트랙으로 나오는 곡, ‘Time'입니다. 이소룡의 걸음에 맞추어 둥둥둥 울리는 소리가 그건데, 1973년 앨범 Darkside of the moon에 실린 곡입니다.

 

대표작으로는 ‘Shine on your crazy diamond'를 꼽는데, 제가 좋아하는 곡은 ’Another brick in the wall'‘Wish you were here'입니다. ’Another brick in the wall’1979년 앨범 The wall에 실린 곡으로 앞부분에 소년합창단이 맑은 목소리로 부르는 가사 ‘We don't need no education, We don't need no though control'과 같이 획일적 주입식 교육에 대한 거부를 표현하고 있지요. The wall은 파격적인 뮤직비디오와 이런 불온한 가사 내용 때문에 80년대에는 금지곡이었습니다.

 

또 하나의 명곡, 'Wish you were here'는 발라드 풍의 담백한 곡인데, 초창기 리더였다가 마약에 쩔어 탈퇴한 시드 배릿에 대한 연민과 그리움을 담았다고 합니다. 첨언하면, 앞에서 언급한 대표곡의 첫 글자를 조합하면 SYD가 되는데, 이 역시 그에 대한 헌정곡이리고 합니다.

 

[레드 제플린 (Led Zeppelin)]

이 밴드는 하드록 계열이어서 다른 곡들은 그다지 제 취향이 아닌데, 유독 한곡 ‘Stairway to heaven' 만큼은 멋진 가사와 기가 막힌 기타 선율 때문에 무척 좋아합니다.

 

[너바나 (Nirvana)]

90년대 미국 얼터너티브 록의 처음이자 끝인 밴드입니다. 80년대 점점 복잡해지고 기교에 매몰되어가는 록 음악에 반기를 들어, 단순한 코드진행과 거친 사운드로 록의 본래 정신을 보여주는 밴드였습니다. 리더인 커트 코베인은 순수한 자신의 음악이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흥행하자, 이를 견디지 못하고 권총자살로 짧은 생을 마무리하며 전설이 되었지요. 짜증나고 맥 빠질 때 'Rape me', ‘Come as you are' 한번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라디오헤드 (Radiohead)]

90년대 등장한 이 밴드는 비틀즈에서 발원한 브리티시 록의 전통을 잇고 있는 밴드입니다. 아름다운 멜로디와 깊이 있는 가사, 톰 요크의 독특한 보컬이 어우러진 멋진 밴드입니다. 'Karma police'를 우선 들어보시면, 다른 곡들도 듣고 싶어지실 겁니다.

 

[콜드 플레이 (Cold play)]

현존하는 브리티시 록의 지존입니다. 라이오 헤드 보다는 조금 가볍지만, 역시 멋진 가사와 멜로디의 곡들을 연주 합니다. 리더 크리스 마틴은 여배우 기네스 펠트로와 결혼했다가 얼마 전 이혼했더군요. 'Yellow', 'In my place', 'Scientist'를 추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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