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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창고

달천, Moon River

 

 

괴산 사람들은 이 강을 괴강이라 부르고

충주에서는 달천이라 부른다.

 

하지만, 나는 '달래강'이 좋다.

물이 달다하여 달내(감천, 감물)라 한다고도 하고

달래와 오라비의 슬픈 전설이 있어 달래강이라 부른다는 구전도 있지만,

달을 품은 내...그래서 '달내 (Moon River)'라 이름지은 것이리라.

 

가을 밤 개인하늘에 달이 뜰 때

제월대에서 바라보는 하늘의 달과 달 그림자를 품은 물의 풍광은

가히 선경이다.

 

달래강은 굽이마다 외세에 항거한 걸출한 인물들을 배출하였다.

한반도에서는 드물게 물줄기가 남에서 북으로 흐르기 때문이라는 속설도 있다.

 

속리산에서 발원한 '달래'는 쌍곡계곡의 맑은 물을 아우른 후

'느티울(느티여울)'에서 급류를 이룬다.

벽초 홍명희 선생이 살았던 우리마을 제월리를 지나

선조 때 충청관찰사 유근 선생이 은거했던 제월대와  마주 선 은병암을 크게 휘돌아

나의 모교가 있던 저드레(문적리) 앞 넓은 갯들 유역에서 '배나무여울'을 만난다.

 

물은 다시 흘러 방아재 앞에서 쉬는데,

진주성을 지켜낸 김시민 장군의 묘소가 물길을 굽어보고 있다.

 

물은 북으로 흘러

병자호란의 치욕을 되갚기 위해 끝까지 투쟁한 임경업 장군,

나라 잃은 슬픔을 가야금으로 달랜 우륵 선생과

패전의 불명예를 지고 산화한 신립의 유혼이 깃든 곳

탄금대에 이르러 남한강에 안긴다.

 

2016년 6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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