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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창고

권위주의의 망령을 어찌할 것인가?

지난 총선, 더민주는 문재인을 뒤로 물러 앉히고 김종인을 영입했었더랬지요. , 결과적으로 유권자들 덕분에 선거에 이기긴 했습니다만, 더민주 의원들의 얄팍한 속내를 볼 수 있었지요. 친노패권 운운하며 당대표를 얕잡아보고 온갖 협잡과 해당행위를 일삼던 자들이 김종인의 권위주의 앞에서 맥없이 꼬리를 내리던 모습 말입니다.

 

검찰과 수구언론의 행태야 말해 무엇하겠습니까만, 참여정부에 대한 도를 넘어선 치졸한 공격이 이명박근혜 정권 기간 동안에는 도를 넘어선 아첨과 부역으로 돌변하더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정국으로 넘어오자 돌연 정의의 편 인양 행세하며 심지어 본질과 관계없는 온갖 추문과 사생활 의혹을 들추고 앞 다투어 떠들어 대더군요. (정국혼란에 대한 국민의 피로감을 증폭시키려는 의도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우리 사회는 봉건적 가부장제의 유산 위에 세워진 오랜 독재체재와 군사문화에 너무 많이 길들여 져 있음을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느낍니다. 권위와 질서에 안도감을 느끼지요. 사회 구석구석, 심지어 다음 세대를 책임져야 할 어린 학생들의 모임에서도 권위와 질서에 대한 복종이 대물림되고 있어요.

 

노무현 대통령 시절을 기억합니다.

참여정부 5년은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했던 이들에게는 모멸의 시기였습니다. 권위를 내려놓은 대통령은 박근혜의 야당, 재벌, 고위관료, 검찰, 군부, 언론 등 모든 기득권세력으로부터 만만하게 보였지요. 보수언론의 무자비하고 몰염치한 공격과 매도는 그들의 탓만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술자리 안주로 동네 강아지 이름 불리듯 대통령 욕과 야유, 조롱이 넘쳐 나던 세월이었으니.

 

당시 저는 강남에 있는 제법 잘나가는 식품원료전문 무역회사에서 괜찮은 대우를 받으며 재직하고 있었는데, 회식자리에서 술잔이 오가면 항상 시전 되는 사장의 노무현에 대한 욕지거리와 거기에 비위를 맞춰 맞장구를 치는 임직원들의 추잡한 짓거리를 참아내는 게 무척 힘들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참여정부 후반기의 부동산정책 실패는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강남은 쾌적한 도시로 유지해야 한다.’는 어처구니없는 명분으로 강남 재건축을 막으면서 200325천만원이던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2007년에 7억을 호가하는 일이 벌어졌지요. 강남에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 고위공직자들의 수읽기와 끗발이 청와대 보다 셋던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차기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더민주의 후보군 중에서 대통령이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은 희망적인 국면입니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다시 저 강고한 수구세력과 권위주의에 길든 우매한 (감히 이렇게 씁니다) 국민들을 상대해야 합니다.

 

문재인이 그 동안 보여준 당내 리더십을 보면 불안합니다. 그가 더욱 선명해지길, 안희정은 언능 정신 차리길(제발, 그의 언사가 진심이 아니길. 이에야스 식의 전술이길.). 우매한 유권자들의 눈에는 이재명이 대통령 감으로 보이질 않습니다. 이게 현실입니다. 그러니, 그가 차차기를 준비하여 원숙하고 안정감있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랍니다.

 

정의실현이 시대적 화두입니다. 노무현 방식은 안됩니다. 탈권위주의에 대한 그분의 순수한 의도와 관계없이 결과적으로 그는 국민이 준 권능과 권위를 수구세력에게 양보해 버렸습니다. 권위주의의 뿌리는 무척 깊습니다. 권력을 부여받은 자가 그렇게 간단히 내려놓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제대로 활용해야 합니다. 맞싸우는 구도가 아니라 제압하는 구도 이어야 합니다. 저들은 힘으로 제압하는 권력에 약하니까요.

 

차기 정부는 국민이 준 권능을 제대로 써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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